<창립총회 축사>


예전부터 한 마을이 잘 되려면 교사와 농민과 의사가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예전에는 동네에 서당 훈장님과 두레를 하는 농민들, 한의원이 계셔서 마을 모습이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요즘 우리 동네는 유기농업 특구로 지정될 만큼 든든한 농민이 있습니다. 갓골 어린이집부터 여러 학교 선생님들도 있습니다. 이제 상주하는 마을 주치의와 뜸방과 물리치료진이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창립총회는 오랜만에 제대로 갖추어진 마을로 태어나는 경사스러운 날입니다. 훈훈한 의사 이 훈호 씨 결단과 영은 씨의 적극 동의도 대단하고, 그간 추진위원 여러분들, 최인숙, 강영실 씨 모두 수고했습니다.


오늘 창립 총회에 여러분이 오셨지만,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으나 멀리서 기뻐할 분을 세 분 소개하려고 합니다. 채 규철 선생, 장 기려박사, 정 해열 군입니다. 채 규철 선생은 1961년에 풀무학교 교사로 왔다가, 덴마크 유학을 가 있는 동안 그 나라의 의료조합 제도에 감탄하여, 귀국 후 풀무학교 후원회장이었던 부산 복음병원 장 기려 박사와 협의해 청십자의료조합을 한국 최초로 조직하였습니다. 장 박사는 작은 치료를 할 때도 꼭 기도를 드리고 집도를 하는 등 구분의 인품을 바라고 회원들이 가입했습니다. 부산은 지역이라 전국 조직을 만들려 서울 크리스챤 아카데미의 강 원룡 목사와 협의하여 전국 연합회의 창립총회를 열었습니다. 그간 개인적으로 온 몸에 50%의 화상을 입고, 풀무학교 교사였던 아내 조성례 선생과 사별하는 비운을 겪지만 굽히지 않고 일어나서, “사람은 자기 사명을 다하기 까지는 죽지 않는다”면서 청십자조합을 키우는데 온 힘을 다했습니다. 정해열군은 월현리 출신으로, 지금 홍성 농협의 정 해명 조합장의 동생입니다. 풀무를 나와서 채 선생과 함께, 초창기 의료조합의 기초를 놓고 평생 의료조합 일을 했습니다. 그 청십자 의료조합이 지금 우리가 혜택을 받는 대한민국 의료보험의 모델이 되었다는 것을 아는 이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홍동서도 청십자 의료조합 창립과 더불어 지역 분회로 가입을 해서 나도 당시 발행한 수첩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홍성지역 의료조합 가입 1호일 겁니다. 남들이 생각도 못하던 때, 의료조합을 개척하였던 세 분은 이제 아깝게도 모두 유명을 달리 했지만  오늘 이 자리를 지켜보고 함께 기뻐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준비 모임에 가보니, 오래 준비했으나, 처음 출발이라, 아직 의료조합의 예산이나 규모가 적더군요. 하지만 무리해서 크게 벌였다가 감당 못하기보다 봄에 작은 나무를 심듯이, 차근차근 가꾸는 것도 순리라고 생각합니다. 


다 아시는 대로 세계보건 기구에서 건강에 대해 내린 정의가, “질병이나 허약이 아니라, 몸과 정신과 사회가 고루 행복한 상태”라고 하였다지 않습니까? 오늘 의료조합의 창립에 발맞추어, 농민은 계속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고, 선생님들은 더욱 학생들에게 건강한 마음을 북돋우고, 모든 주민은 꾸준히 자립과 협동의 실력을 길러, 우리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지역을 함께 만들어 나가도록 합시다.  


홍 순명 




우리동네 이웃들의 의료생협 창립축하인사   

(기획, 촬영, 편집_서경화, 이동호)



우리동네 아이들의 창립축하공연. 앵콜 포함!!

(기획_이담 / 노래_우리동네아이들 /  촬영_장유리)


동네의원_윤복진 시, 백창욱 곡


우리 동네 차돌이 의원이라오

동네 안에 이름난 의원이라오

앞담 밑에 흙파서 가루약짓고

풀잎 따서 꽁꽁 싸서 주지요

동네 애들 병나면 솔잎 침놓고

약 한봉지 쓰면은 당장 나아요


<의료생협 창립선언문>


충남 홍성의 작은 면을 중심으로 생활하고 있는 우리들은

일찍부터 협동의 방식으로 지속가능한 농업을 고민하였고,

아이들을 올바르게 교육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농촌 고령화와 공동화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지역사회의 큰 걸림돌이다. 

  

전문가․자본 중심의 기존 의료 체계로는 이를 해결할 수 없다.

건강한 삶은 누군가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홍성우리마을의료생협은

하나, 우리 지역 주민의 삶을 존중하며, 

더불어 사는 마을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하나, 질병의 치료를 넘어

몸, 마음, 관계의 평안을 돕겠습니다. 

하나, 아픈 곳이 몸의 중심인 것처럼,

돌봄이 필요한 사람을 우선하겠습니다.


_2015년 5월 9일, 의료생협 창립총회에서 낭독한 정관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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