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 칼럼_촌村의사의 건강健康 이야기


언제 추웠었나 싶게 봄입니다. 농촌에서는 날씨가 풀리기가 무섭게 한해 농사준비로 바쁩니다. 우리마을의료생협에서는 올해 3월부터 11월까지 여성농업인센터와 <스스로 서로 돌보기>라는 이름으로 건강강좌를 하려 합니다. 3월에는‘건강하게 농사짓기’라는 주제로 아프지 않고 일하는 방법들을 나누었습니다.


1) 영양

현대인들은 고기를 삼가고 곡기를 줄이라고 합니다만, 농사 짓는 사람은 다릅니다. 신체활동을 많이 하는 운동선수들도 시합 당일에는 곡기를 충분히 먹게 합니다. 곡기가 에너 지를 쉽게 내주기 때문입니다. 농사일하는 중간에는 곡기와 수분섭취가 필요합니다. 효소음료도 좋습니다. 지나치지만 않다면 막걸리도 맥주보다는 좋겠지요. 중간중간의 곡기는 피로를 줄여줍니다. 일이 끝나고 나면 단백질이 포함된 식단이 좋습니다. 무리해서 손상된 근육들의 회복을 도와줍니다. 효소음료처럼 신음료는 피로회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합니다.


2) 운동

몸을 많이 쓰는 일을 하니 운동이 필요 없다 할 수 있지만, 요즘 농사는 하체 사용이 적고 상체는 무리하게 사용하면 서, 허리, 무릎이 불편한 자세를 계속 유지하게 되니 일이 끝 나면 쑤시고 결립니다. 작년에 처음 개원하고 팔꿈치 아픈 분들이 많이 찾아왔습니다. 망치질, 호미질, 낫질, 물건 들기 처럼 일 열심히하는 분들이 문제가 생기는 부분이 팔꿈치입니다. 특히 테니스엘보우라 불리는 신근병증이 많은데요. 팔 꿈치 바깥으로 통증이 있으면서 손목을 들기가 어려운 것이 특징입니다.


움직임이 많아 작은 손상이 많은 어깨와 팔은 스트레칭이 특히 중요합니다. 스트레칭의 주 효과는 부드럽게 손상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손목을 굽히고 펴는 스트레칭을 해줍시 다. 팔을 지탱해주는 날개뼈 운동도 좋습니다. 스트레칭의 효과는 30초부터라고 하니 한 동작당 30초 이상은 해주세요. 만약 지속적인 통증이 있다면 스트레칭에 이어서 근육강 화도 필요합니다. 일을 줄일 수 없으면 일할 수 있는 힘을 키 워주어야 합니다. 탄력밴드나 아령을 이용하면 좋겠지만 간단하게는 페트병에 물을 담아 500g, 1kg짜리 아령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걷는 일이 많이 줄어버려 약해진 허리와 하체, 하지만 지속적으로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무리하는 허리와 하체는 잘 쉬고, 튼튼하게 길러주는 게 중요합니다. 오래 서 있거나 쪼그리고 앉아 일하고 나면 다리가 붓고 심하면 혈관이 튀어나오는 정맥류가 생기기도 하는데요. 다리를 벽에 기대거나 베개를 받혀 올리고 쉬고, 잠자기 전에 발을 머리쪽으로 당기는 운동을 하면 좋습니다. 족욕도 순환에 도움을 줍니다. 쪼그리고 앉아 일해 허리가 뻐근하다면 아랫배 운동을 통해 허리의 부담을 배근육으로 덜어주고, 누울 때 무릎 밑에 베개를 받혀 허리 부담을 덜어주는 것도 좋습니다. 통증이 생겼을 때도 아랫 배 운동이 통증을 덜어주지만 더 좋게는 자가견인법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몇 년 동안 농촌에서 건강하게 농사지을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자 노력했지만 할머니, 할아버지가 농사짓다가 힘줄이 끊어지는 것처럼 기능이 나빠지면 걱정입니다. 어른들에게 일 좀 줄이시라 하지만, 농촌 어른들은 농사로 건강을 단련합니다. 또한 평생 농사를 지어온 분에게 농사 그만하라는 의미를 생각하면 감히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농사가 자연을 벗삼아 생명을 키우는 보람을 느끼게 해준다는 점, 적은 돈이나마 수익에 보탬이 되어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는 점에서 어른들 건강에 좋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마늘 캐려고 안 하시던 삽질을 해야 하는 때도 생기지요. 이처럼 어르신들이 하기 어려운 몇 가지 일은 젊은이들과 함께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 예전에는 자식들 이 저런 것은 도왔을, 그래서 어른들의 지혜와 젊은이의 힘으로 함께 만들어가면 어떨까 조심히 제안해봅니다.



홍성신문, 정명진 사진


글쓴이_이훈호 조합원; 홍동 보건지소에 근무한 인연으로, 마을에 살면서 아이도 낳고 이웃들과 정들게 되어 우리동네의원 진료를 맡게 된 가정의학과 전문의

홍성인/ 우리동네의원 이훈호 의사

“돈보다 사람 위한 의료 실천하고파” / 홍성우리마을의료생협 의원 전문의 / 보건소 근무하다 홍성에 삶터 마련

http://www.h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1119


“예전에는 의사들이 자신의 의료철학을 가지고 돈에 상관없이 진료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시절이 아닌 것 같아요. 결국 시장의 흐름에 따라 맞춰갈 수밖에 없죠. 존경했던 멋진 선배들도 사회생활에서 어찌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개인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의료인과 지역주민들이 같은 꿈을 갖고 꾸려나가는 의료생협이 대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전부터 홍동면을 중심으로 지역에서 건강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과 노력이 있었어요. 다른 지역의 의료생협에서 일하려다가 지역에서 주어진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내가 지금처럼 지역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일을 할 수 있을 기회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시작했으니 잘 되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것이 제일 부담입니다. 농촌형 의료생협은 준비하는 분들과 함께 하는 일종의 실험과 도전이라고 생각해요. 결국 마을과 함께 준비하면서 마을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답을 찾아가야죠.”


2013.2.19일 4차 발제.hwp

의료생협 준비모임 1.    

2013 2 19 오후 7:30  여성농업인센터

* 참석자 : 강국주 주형로 이동근 김교진 이영금 최수영 지영정 홍수진 유승희 오홍섭 이승진 최은미 조미경 이재혁 배지현 박시은 박완 조유상 최문철 이재자 방인성 하세가와키세이 이민형 김화영 정영환

* 사회 : 유승희


[1] 자기소개

[2] 이훈호 선생님 경과보고 – ▷바로가기 (통합의료 연구모임과 의료생협 전반의 조직을 만들 팀이 필요하다.)

[3] 이훈호 : 각자의 우선순위는 어디에 있는지 이야기해봅시다. 

1.주형로 : 소통과 돌봄, 여러 사람 의사소통하고 반기는 병원이 되었으면. 

2.이동근 : 조직과 운영 – 실제적 생협 준비 돕고싶다. 

3.환정영: 의료와 건강 – 의료생협의 본질이라 생각됨. 

4.김교진 : 의료와 건강 – 겅강할 때 건강을 지켜야 한다. 건강상식을 하고 싶다. 스스로 건강을 위해 할일 찾기. 

5.이영금 : 돌봄의 공동체 – 소통이 되어야 협동조합이 될듯하다. 공부하는 시간이 필요하겠고, 나의 필요가 무엇인지 알고, 돌보는, 서로 나누는게 필요할 것 같다. 

6.최수영 : 필요와 역할. 

7.지영정 : 의료와 건강 – 몸이 안 좋아서 일을 못하는 상황이다. 

8.홍수민 : 재미있는 모임이었으면 좋겠다. 

9.조유상 : 재미있는 모임이 되었으면 좋겠고, 백승종교수님께서 최용신이야기를 해주시면서 1920년에 의료생협 붐이 일어난 적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지금 우리에게 진정성이 있었으면 좋겠다. 

10.이재자 : 소통과 돌봄

11.하세가와 키세이 : 필요와 역할. 나의 역할이 뭔가 생각하게 된다. 

12.유승희 : 필요와 역할 – 의료생협이 꼭 필요한가? 기관이 너무 많은데 꼭 해야하나? 우리 스스로 필요한가, 자각하고, 본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 

13.오홍섭 : 소통과 돌봄 – 우리학교의 교훈이 더불어사는 평민이다. 소통하고 배려해야 더불어 살 수 있다. 

14.이승진 : 조직과 운영 – 운영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 

15.박시은 : 소통과 돌봄

16.최은미 : 네가지 모두 원할하게. 

17.조미경 : 필요와 역할 

18.이재혁 : 지역에서 단체가 만들어질 때 원하면 쉽게 만들어졌는데, 의료생협은 뭔가 거대하고, 비장하게 시작했다. 실체없이 이렇게 오래 이야기하고, 강연도 계속 하고 있는데 이건 뭔지 라는 느낌, 나서는 사람이 왜 없지? 라는 생각이 든다. 

19.방인성 :소통과 돌봄

20.배지현 : 필요와 역할 – 다른 것보다 이게 더 중요하다. 여기 모이는 사람들만의 소통이 아니라, 여건이 되지 않는 사람들의 필요를 채워주고, 우리 지역에서 늘 소외되는 사람들에 대한 필요를 생각했으면 좋겠다. 의료생협을 진행하는 최우선 가치가 되었으면 좋겠다. 

21.박완 – 필요와 역할 – 우리가 무엇을 할것인가. 

22.강국주 : 홍동보건소 오랜만에 갔더니, 많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훈호 선생님이 계시다가, 다른 의사가 홍동보건소를 맡았을때의 느낌이 달랐다) 이훈호선생님이 다시 보건소로 들어갈 수는 없는지. 의료생협 모임이 아직은 실체가 모호한 단체인 것 같다 조금 구체적으로 논의되었으면 좋겠다. 

23.이훈호: 필요와 역할 – 우리안의 필요와 역할을 찾고 싶다. 어떤 필요가 있다는 사실이 제일 힘이 되는 원천인데, 필요가 없으면 다른 것은 의미가 없다. 재밌는 모임에 대한 고민, 배움이 필요할 듯하다. 

24.유승희 : 가족 없이 내가 혼자 있을 때, 나를 돌봐 줄 누군가가 있을까? 얼마전 뜸방에 70대, 광천에서 오신 어르신이 계셨는데, 가슴이 답답하다고 하시는데 병원도 안가보셨다고 하고, 자식들 때문에 농사는 여전히 많이 지으시는데, 이런 분들을 위한 안전망이 뭔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었다. 


[4] 사회자 :  우리마을에 의료생협이 꼭 필요한지 이야기를 나눠 봅시다. 

(이훈호 선생님은 서울 병원에서 전문의 과정을 하면서 3년 근무했고, 가정의학과 전문의로써 공중보건의, 안성의료생협에서도 일하셨다.)

박시은 : 저희 어머님께서 70대 중반이신데, 간이 안좋고, 혈압과 당이 있으셔서 약을 드시는데, 속이 아파서 병원에 가셨더니 약을 너무 많이 먹어서 아프신거라고 또 위장약을 처방받아오셨다. 그야말로, 묻지마 의료이다. 통합적으로 의료가 되지 않고, 계속 이렇게 약을 많이 드셔야 하는지, 의료인의 명쾌하고 솔직한 이야기 듣고 싶다. 

사회자 : 과잉진료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예전에는 불친절한 병원 때문에 의료생협의 필요가 있었는데, 요즘에는 병원의 과잉진료가 심해서 의료생협의 필요를 느끼게 되는 것 같다. 

홍수민 : 주말에 아이가 급하게 아플 때 전화라도 해서 물어볼 곳이 있으면 좋겠다. 보건소, 의료원도 못 믿고 약도 안좋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광천에 잘 본다는 병원은 9시 30분 전에 안가면 2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다. 나의 상태를 잘 아는 주치의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재자 : 내가 아프면, 어느 병원으로 가야 하는지. 애들 데리고 치과에 갔더니, 4개가 섞었어요. 천안 단대소아치과까지 갔다. 엄마가 왜 이렇게 못 살피냐 타박받고 왔다. 애들 한달에 몇번씩, 검사를 정기적으로 해주시면 좋겠다. 

주형로 : 가고싶은 병원이었으면 좋겠다. 설명을 친절하게 많이 해주는 병원을 다시 가소 싶더라. 손 잡아주고 이야기해주는 곳. 중국에는 건강맛사지가 유명한데, 발 맛사지라도 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일본에 가보니 배추밭에서 일하고 있는 의사를 만났다. 간호원은 마을을 방문하며 예방의학 펼치고. 먹거리부터 포괄적으로 관리해주고, 치료의학이 아닌 예방의학으로 의료생협이 자리잡았으면 좋겠다. 

이재자 : 병원에 가니, 어디가 안좋다. 하지만 아직 치료할 시점은 아니니, 더 아프면 오라고 했다. 그러면 나는 더 아플때까지 가만히 기다리고 있어야 하나. 그 사이에 예방하고 악화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 

강국주 : 보건소가 제대로 운영이 되면, 의료생협을 굳이 안해도 될텐데 아쉽다. 서울시에서는 시범적으로 보건소 운영을 제대로 해본다고 하는데, 충남 도차원에서 가능할 것은 없는지, 보건소에서 실제로 해 볼 수 있는 건 없을지. 

사회자 : 정책 변경은 의료생협연대에서 전체적으로 같이 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박완 : 젊을 때는 돈버느라 시간을 다 보내고, 나이들면 모아둔 돈을 다 병원에 가져다준다고 하더라. 병원 가까운 곳에 살고 싶은 귀농자도 많을 것이다. 3차 진료까지는 필요없고, 1차 진료할수 있고, 상담, 방문의학 위주로 하면 될 것이다. 농민의료기관이 만들어지면 지자체에서 관심을 가지지 않겠나? 개인병원으로 만들고, 의료생협식으로 운영하는 것도 한 방식이 될 것이다. 그러면, 지역단체, 주민, 학생들의 정기검진도 마을내에서 할 수 있지 않겠나. 마을사람들이 진료를 받는 게 가장 큰 역할이다. 농촌에서 필요한 4-50가지 일을 찾아보자. 마을마다 건강조사를 해보고, 자원봉사 활동도 엮어낼 수 있지 않을까.  

이훈호 : 의료기관인가? 의료생협인가? 생각해봐야 한다.

소수가 의료정보를 독점하고 있고, 대부분은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엄마들이 직접 소독하고, 감기인지 페렴인지 판단하고 병원에 데려갈지 말지 판단했을것이다.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하는 일이 바로 이것이다. 이러한 엄마의 역할을 다시 돌려주는 일이 바로 가정의학과 전전문의 일인 것 같다. 

전문가에게 집중되었던 의료정보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개인 의료기관이 아니라, 의료생협 행태가 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농촌에서 필요가 40가지 이상 있을 때 의료인 한명이 모두 해결 할 수 있는가? 지역사람들이 함께 건강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의사 한명이 방문진료한다고 병원을 비울 때 발생하는 손실은 어떻게 채울 것인가? 

그리고, 강국주 선생님이 이야기하신 서울형 의료보건지소는 개인에게 보건소를 맡기는게 아니라, 마을에 맡기는 형태이다. 

조유상 : 나는 왜 이것을 하고 싶은지 한번 생각해 봤다. 나는 아파도 병원에 잘 안간다. 오랜 편두통이 있었는데, 무슨 검사를 받아도 답이 없다. 나는 병원에 몸을 맡기고 싶지 않다. 증세가 나타나야만 치료해주는 곳이 병원이지 않냐? 체질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치료해주는 한의원은 가격이 비싸고, 중국산 약재를 써서 믿음이 안간다. 산야초 공부도 하고 있는데, 의사한테 이야기를 하면 어이없어 한다. 몸살림으로 병을 고친 사례도 많다. 최소한의 경비로 치료가 가능하면 좋겠다. 의료생협이 되면 나의 답답함이 풀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박완 : 이훈호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나니. 의료라는 것은 삶을 즐겁게, 건강에 대해 배워가는 과정이다. 의료가 매개체가 되어,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치매, 도시에 건강하지 않은 사람들, 특히 우울증ㅇ 호나자, 머물면서 치유과정을 이루어갈 수 있는 과점을 새로 잡아야 하지 않을까. 단순히 의료만 생각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자 : 내 몸을 그냥 맡기는 게 아니다. 몸살림, 요가, 심리치료, 명상 등 같이 모여서 통합적으로 해나가면 좋겠는데, 실제 의료생협은 보건복지부의 지도를 받는 곳이다.(뜸과 같은 대체의학을 인정하지 않음) 의료생협 가운데, 실제로 통합의료를 시도한 곳이 없었다. 요원한 문제일 수 있다. 건강에 대해 모두 주체가 되어 참여해야 한다. 

이재혁 : 의료생협 모임이라는 이름부터 다시 생각해 봐야 겠다. 의료생협이 되려면, 조합원 500명과 1억이 필요하다고 한다. 역할 담당자를 모았으면 좋겠다. 

조유상 : 의사선생님의 본인 사정이야기를 좀 해달라. 의료생협이 만들어질때까지 생활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승진 : 어느 단체든 회원이 모이든, 독지가가 돈을 내든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의사가 아무리 헌신적이어도 밥 안먹고 어떻게 살 수 있겠나? 

이훈호 : 지금(의료생협을 시작하기 전)은 살만하다. 2년 정도 일할 곳도 계약을 하고 왔다. 문제는 의료생협이 만들어질 경우 수지타산을 어떻게 맞출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김화영 (호수엄마) : 오늘 저는 조합원카드 몇장이라도 가지고 가려고 왔다. 아직 구체적인 것이 없어서 아쉽다. 오늘 읍내에서 누구를 만나서 의료생협 이야기를 했더니, 그분 이야기가 다른 지역에서는 몰라도 홍동은 의료생협이 안된다더라. 이유는 홍동은 요구사항이 너무 많아서 안된다는 이야기였다. 건강 관련 책읽기 모임이든, 몸살림이든 지속되는 소그룹 모임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나라고 계속, 지속되었으면 좋겠다.

사회자 : 바로 실행에 옮겨서 조합원이 되고 싶은 분부터, 다지면서 천천히 의료생협을 만들어가소 싶은 분들도 계시네요. 

조미경 : 작년에 (건강에 대한) 책모임을 이훈호선생님과 함께 했었는데 좋았다. 다음에도 오늘처럼 똑같은 이야기하지말고 진전되는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 지역에서 하고 있는 건강관련 모임들이 의료생협이라는 타이틀 아래 진행되면 재미있게 의료생협 단어를 접할 수 있지 않을까요?

최수영 : 훈훈한 건강상담소 운영에도 약값이 필요하다. 의료생협 관련해서 모임을 할 때 앞에 30분 정도는 실질적으로 건강에 도움이 되는 강연이나, 활동, 운동이라도 하면 좋겠다. 이름을 의료생협 준비모임 보다는, ‘건강한 마을만들기’로 하면 어떨까? 


사회자 : 크게 통합의료팀과 조직운영팀으로 나누어서 실무진을 꾸리면 어떨까요? 통합의료는 의사, 뜸, 동종요법, 심리치료 등 관심자들이 모이면 좋겠고, 조직운영팀은 의료생협 조직, 조합원, 후원자 모집, 회비 등에 관심있는 분들이 모이면 좋겠습니다. 

- 통합의료팀 : [유승희], 이훈호, 조미경, 하세가와 키세이, 이영금, 김교진, 조유상

- 조직운영팀 : [이재혁], 이승진, 이재자, 이동근, 김화영, 최수영.  (희망자가 있으면 언제라도 함께 할 수 있음)

                                          

박완 : 어쨌든 전체적으로 짐지고 갈 사람이 필요할 듯합니다. 그 일은 이훈호씨가 하고요. 발기인 준비모임이라고 해서, 교육도 끊임없이 하고 예비조합원 모집도 합시다. 

강국주 : 한 달에 한번은 전체모임을 하고요. 분과별로는 상시적으로 모입시다. 

사회자 : 그러면, 오늘 모임은 일단 여기에서 마치고요. 3월에도 전체모임을 갖고, 그 전에 분과별로 모여서 구체적인 이야기를 또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뒷풀이 자리에서 나눠진 이야기 (동네마실방 뜰)


* 뜸(유승희), 가정의학과(이훈호), 동종요법(하세가와 키세이)가 함께 모였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세 분 모두, ‘자가치료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게 대단한 일이다. 이것을 홍동마을 내에서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 장곡에서도 모임을 해서, 장곡에 계신 분들과도 의료생협 이야기를 적극 공유하자. 

* 신문, 언론을 이용한 홍성읍내 홍보는 일단 마을(홍동,장곡) 어르신들이 의료생협에 대한 이야기를 더 접한 후에 하도록 하자. 

* 한 달에 한번 의료생협 정기모임은 부담 없이 와서, 건강에 대한 정보를 얻고 의료생협 진행상황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되도록 하자. 최대한 홍보를 많이 해서 다양한 사람들이 올 수 있도록. (3월 셋째주 예정)

* 분과별모임에서는 구체적인 논의를 해나가자. 

- 분과 모임 : 3월8일(금) 예정 / 3월 셋째주 월정기모임에서 무엇을 하면 좋을지. 조직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고민해서 모입시다.  ▷▶공지 바로가기


함께 만드는 건강 마을 : 의료생협 이야기

- 이훈호(가정의학과 전문의/ 전 홍동보건지소장)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TV에도 신문에도, 백세까지 팔팔하게 살 수 있다는 장수 비결들이 넘쳐납니다.  그런데 혼자만 건강하게 남아 오래오래 장수하면서 산다면, 과연 그것이 행복한 삶일까요?

그래서 '건강 마을'입니다. 혼자서 잘 안 고쳐지던 생활습관도 이웃과 함께 하면 해볼 만합니다. '건강 마을'은 홀로 외롭게 아프지 않도록 서로 돌보며 삶의 터전을 건강하게 만듭니다.


‘건강 마을’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그 핵심에는 건강 문제를 사람 중심으로, 나아가 생태적 관계로 회복하는 것에 있습니다. 제약업이나, 건강기능식품 시장이나 의료 산업 같은 자본의 영역은 어떻게 덩치를 키워가나요? 일반 사람들이 질병에 대해 알기 어렵기 때문에 발생하는 ‘불안’을 이용하여 손쉽게 건강 문제를 자기들한테 유리하게 끌고 갑니다. 그 때문에 필요이상의 진료를 하거나 약물이 남용되기도 하고, 크게 도움 안 되는 영양제들이 필수 영양소로 둔갑하기도 하고, 효과도 검증되지 않은 각종 건강검진 상품들이 수백만원 넘게 판매되는 것입니다.


‘건강 마을’은 질병에 대한 어려움이나 불안을 넘어설 때 가능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렵더라도 각자가 질병을 공부하거나, 혹은 생로병사의 인생사를 초월해 도인처럼 불안을 넘어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믿을 만한 의료인을 가까이 두어 잘 설명을 듣고 적절한 진료를 받는 것, 몸이 아플 때 돌봐주는 이웃을 만드는 것, 이런 방법이 훨씬 현실적입니다.

그래서 ‘협동조합’을 대안이라고 합니다. 건강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보살피고, 믿을 수 있는 의료기관을, 지역 주민과 의료인이 함께 만들어 운영하는, 바로 ‘의료생활협동조합(이하 ‘의료생협’)’입니다.


‘의료생협’은 건강마을 만들기를 목적으로,  지역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민주적인 조직입니다. 때문에 무엇보다 ‘그 지역에 살고 있는 마을 사람들의 필요와 관심’을 우선합니다. 대부분의 건강에 대한 이슈들은 종일 사무실에 틀어박혀 일하고는 마트음식이 주식인 도시인을 초점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지역의 문제는 다릅니다. 아주 드물게 장을 보시니 거의 채식을 하시는 분들에게 필요한 음식이 도시인과 같을 수 없습니다. 혼자 지내시는 어르신을 위해 방문 진료하는 왕진이나, 겨울이면 마을회관에 모이시는 어르신들의 건강을 위해 맞춤 건강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돈벌이가 안되니 현대 의학은 관심 없는, 그래서 그냥 노인질환으로 여겨버리는 ‘농사 관련 질환’들도 맞춤으로 치료와 예방 활동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의료생협은  건강한 식습관, 운동 상태, 건강한  환경, 일하는 습관 등 생활의 전반을 살펴서 고쳐나가는 ‘생활 의료’, ‘생태 의료’를 꿈꿉니다. 기존 의료 시스템에서는 일단 검사부터 하고, 약물 이나 시술 아니면 수술로 치료하고 안되면 불치병이 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의료생협이 말하는 생활 의료는  진료실 뿐아니라 진료실 밖에서도 건강 강좌에서 배우고, 건강 모임을 통해 생활속에서 실천합니다. 무엇보다도 마을에서 함께 사는 의료인들이 진료하니까, 의료나 건강의 문제를 진료실이나 모임을 넘어 일상속에서 상시적으로 풀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의료인들이 지역에서 마을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생애 주기에 맞추어 생활 전반에 관심을 갖기 때문에, 아무래도 검사나 약에 주로 의존하는 기존 의료에 비해서 훨씬 더 다양하고 복합적인 생활 처방이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의료생협은 ‘돌봄의 공동체’를 꿈꿉니다. 나이가 들어 몸이 약해지는 노쇠, 기억력이 줄어드는 치매,  잦은 병치레로 잘 보살펴야 하는 아이들, 꾸준한 관심이 필요한 장애, 사고 후유증 등은 단순한 치료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여러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마음의 감기라 불리는 우울증의 경우도 약물치료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합니다. 의료생협을 통하여 조합원들끼리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돌볼 수 있는 모임들을 꾸리면서 활동해나가면 어떨까요? 혼자서는 잘 안되던 것들을 같이 실천하면 하나둘씩 성과가 보입니다. 그러면 해가 지날수록 나날이 건강해지는 마을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의료생협은 생로병사로 몸이 아프더라도 행복할 수 있는 ‘건강 공동체’를 꿈꾸는 곳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의료생협이 생겨나 활동을 시작된 지 벌써 20년 정도 되어갑니다. 안성, 안산, 인천, 원주, 대전 등 한국의료생협연대 소속 의료생협들이 전국적으로 20여 곳에서 활동하거나 준비 중에 있습니다. 

 놀랍게도 우리나라 의료생협의 뿌리로 삼는 1968년 장기려 박사님의 ‘청십자 의료조합’은  홍성의 풀무학교와도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풀무학교의 교사이신 채규철 선생님이 함석헌 선생님, 장기려 박사님과  청십자 의료조합 활동을 함께 하셨고 당시 홍순명 선생님을 비롯해 홍성 지역에도 그 의료조합의 조합원분들이 계셨다고 합니다.


긴 시간동안 여러 지역을 거쳐 지금 여기, 홍성에서 다시 의료생협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올 겨울 두 번의 강연회를 통해 의료생협을 알아보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2월부터는 조금씩 더 알아가는 공부 모임도 열립니다. 우리에게 걸맞는 의료생협의 모습은 어떠한 것일지, 지역 분들과 함께 생각을 나누고 그림을 그리면서 마음을 모아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여러 분야의 협동조합이 서 있는 우리 지역에 새로이 ‘의료 생협’이 생긴다면 어떤 변화가 생겨날까요? 신협 조합원님들께서도 많은 관심으로, 건강한 협동 마을 만들기에 힘 모아주시기를 기대합니다.


끝.



[이글은 2013년 2월 풀무신협회지 실린 글입니다.]   

신협회지_함께 만드는 건강 마을.hwp




+ Recent posts